신체활동 부족·장시간 업무·감염병·스트레스·일부 약물 등이 원인
43세 직장인 K씨는 지난해 정기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고, 약물요법 전에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해 혈당을 조절해 보자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다. 이후 식사량을 평소의 3분의 2로 줄이고, 하루 1시간 걷기를 실천하면서 혈당이 조금씩 조절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식사와 운동 조절을 이전과 다름없이 하는데도 혈당이 오르고 있어 병원을 다시 방문했다. 의사의 문진을 통해 찾은 혈당 상승의 주원인은 올해 3월의 인사 이동으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였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0’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은 494만 명(13.8%·2018년 기준)이며, 당뇨병 전 단계도 948만 명(26.9%)이나 된다. 당뇨병 전 단계와 당뇨병 모두 적절한 식사요법과 운동이 혈당 조절에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식사 조절과 운동에도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당황하게 될 수도 있다.
식사 조절을 잘하고 있더라도 하루 중 신체활동량이 줄어들 경우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업무 과중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거나 야근을 하면 흔히 혈당이 상승한다. 감기, 독감, 코로나19 또는 어떤 종류든 몸에 감염이 발생하면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또한 가족 문제, 경제 문제, 업무상 스트레스 등 정서적 스트레스도 혈당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식사량을 잘 조절하더라도 단 음료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아질 경우, 과식하지 않아도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와 이뇨제 등 약물 복용 자체가 혈당을 높일 수 있으며, 수술을 받거나 외상 후에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아침에 혈당이 오르는 이유 ‘새벽 현상’
간혹 자기 전 혈당에 비해 아침 공복 혈당이 더 높아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가능한 첫 번째 원인은 ‘새벽 현상’이다. 자는 동안 우리 몸은 다음 날 일어나 활동할 준비를 하기 위해 에피네프린, 글루카곤, 부신피질호르몬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런데 이들 호르몬의 영향으로 간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분해되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당뇨가 없는 사람에게서도 나타나는데,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져 있는 당뇨 환자에게서 더 뚜렷하다.
가능한 두 번째 원인은 ‘새벽 저혈당’이다. 복용 중인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강하제가 야간에 저혈당을 유발할 경우 체내에서 에피네프린, 글루카곤, 부신피질호르몬 등 혈당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아침 공복 혈당이 전날 자기 전 혈당보다 높이 올라가는 것이다. 물론 복용 중인 당뇨약의 작용시간이 짧거나 용량이 부족해도 아침 공복 혈당이 높아질 수 있다.
혈당이 높은 사람은 평소 혈당을 자주 재는 게 좋다. 식사 조절과 운동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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