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진격에 속수무책…野 “시행령 쿠데타” 맹공

민주당, ‘헌정질서 유린’ 행위로 규정
한 장관 “정확히 지적하라”며 맞불

박범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8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폭 제한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법무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복원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김의겸 의원, 기동민 의원, 박범계 의원, 김남국 의원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시행령 개정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뒤집기에 나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장관은 야권의 반발을 '정치적 구호'라고 평가하며,시행령 개정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기고만장한 폭주가 끝을 모르고 있다"면서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이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항해) '시행령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동훈의 연이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는 반드시 윤석열 정부와 본인의 앞날에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한 장관의 시행령 개정이 '검찰 기득권 지키기'라고 맹공했다.

이들은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검찰 수사권 축소를 위한 국회의 입법적 노력에 정면으로 반한다"면서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검찰청법 개정안의 취지는 깡그리 무시한 채 보란 듯이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대폭 늘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한 장관의 행보는 '소통령', '왕장관'을 뛰어넘는 권력의 전횡을 보여준다. 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장본인은 한 장관"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한동훈은 전공이 법이 아닌 정쟁 유발인 것 같다. 오늘부터 정쟁 유발자로 분류하겠다"면서 "제발 법무부 장관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쏘아붙였다.

직전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의원도 "무슨 부패 대응 역량을 위해 (시행령 개정을) 하려 하겠는가. 제 식구 감싸기나 전 정권 털기를 위한 개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박 의원은 "이 사안은 경찰 권한 침해 소지가 있다"며 "당 총의를 모아 차근차근 법적 검토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법사위원 및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의견을 모아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에 대응할 방침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월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감정적구호 말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라"

한 장관은 야권의 반발을 의식한 듯'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관련 시행령 개정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한 장관은 이날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정부는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정해진 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의 위임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인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의 어느 부분이 그 법률의 위임에서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정확히 '…등 대통령령에서 정한 중요 범죄'라고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수사개시규정) 개정안을 내놨다. '검수완박법' 입법 이후 검찰이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는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줄어들 예정인데, 수사개시규정 개정안은 부패·경제 범죄의 범위를 대폭 늘려 원래 공직자·선거 범죄로 분류됐던 일부 범죄까지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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