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6개월 만에 90달러 아래로…경기침체 우려 탓

美 원유 재고 급증…에너지 수요 감소 전망
영국 중앙은행, 27년 만에 빅스텝 단행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하향세를 기록하던 국제유가의 배럴당 90달러 선이 무너졌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2.12달러) 떨어진 8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가 배럴당 80달러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10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도 장중 한때 93.20달러까지 내려가 2월21일 이후 최저가를 나타냈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은 전날(98.40달러)보다 2.67달러 떨어진 배럴당 95.7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일제히 하락한 이유는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7000배럴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70만 배럴 감소)와 달리 오히려 재고가 늘어난 것이다. 여름 휴가철임에도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적어졌다는 뜻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하반기 원유 수요 둔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75%로 올렸다. 27년 만에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영국마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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