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중장기 민영화 추진…새 주인은 누구?

정부, HMM 지분 76% 단계적 축소 계획 발표
인수 후보군 놓고 SM그룹·포스코홀딩스 거론

HMM의 컨테이너선 ⓒHMM

정부가 국적선사 HMM의 민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공공보유 지분을 줄이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HMM의 경영권이 어디로 넘어갈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1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전날 진행된 브리핑에서 “HMM이 흑자가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HMM을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76% 정도가 공공소유 지분이 되기 때문에 민간이 추후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계적 민영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간 정부는 보유 지분이나 전환사채 등의 단계적 매각 관련 언급은 있었지만 직접 민영화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HMM은 한국산업은행(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약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영구전환사채(CB) 등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2조6798억원에 이른다. 이를 포함할 경우 공공 부문 지분율은 70%를 훌쩍 넘는다.

정부가 공공보유 지분을 단계적으로 처분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인수자측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평균적으로 주식 가격으로 본다면 35% 정도의 지분을 확보해 (민간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해도 10조원 가까운 돈이 투입된다. 그렇게 된다면 민영화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한 이유다.

정부가 HMM 민영화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새 경영권을 거머쥘 후보에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군은 SM그룹이다. SM상선을 필두로 한 SM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들어 HMM 주식을 조금씩 매입하고 있다. SM상선(4%)을 비롯해 SM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HMM 주식 지분은 현재 6.29%다. 산은과 해진공에 이은 3대 주주다.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HMM 지분 0.26%를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는 SM그룹의 이 같은 지분 매입을 경영권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뛰어든 SM그룹은 2016년 벌크 전용선사인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와 한진해운 미주노선(현 SM상선) 등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SM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김경배 HMM 대표이사는 지난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 “SM그룹이 공식적으로 단순 투자라고 밝혔고, 아직 (HMM에) 특별한 요청이 없었다”며 “저희도 단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도 유력 후보군 중 하나다. 지난 3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지난달 2일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2030년까지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3배 이상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수합병(M&A)이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6조3295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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