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배우자 자녀가 후계자…막대한 파장 예상
우오현 SM그룹 회장(사진)과 사실혼 배우자인 김혜란씨의 아들 우기원 우방 전무는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SM그룹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의 친족에 ‘사실혼 배우자’를 포함하기로 하면서 SM그룹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사실혼 배우자 사이의 아들이 차기 후계자로 지목된다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집단 총수의 특수관계자 범위를 조정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내용은 ‘사실혼 배우자’를 총수의 친족에 포함키로 한 대목이다.
총수의 사실혼 배우자가 그룹 내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돼 발생한 규제 사각지대를 채우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다만 법적 안정성과 실효성을 위해 법률상 자녀가 있을 때만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에 포함하도록 했다.
현재로서는 SM그룹이 ‘사실혼 배우자 친족 포함’의 유일한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SM그룹은 우오현 회장과 김혜란씨가 사실혼 관계로 알려져 있다. SM그룹의 후계자로 우 회장과 사실혼 배우자의 자녀가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SM그룹에 대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 회장은 1남4녀를 두고 있다. 법적 부부관계인 신아무개씨와의 슬하에 우연아 삼환기업 대표와 우지영 대초이앤씨 대표,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 등 3녀를 뒀다. 김씨와의 사이에는 우기원 우방 전무와 우건희 삼라마이다스 사외이사 등 1남1녀가 있다. 이중 우연아 대표와 우지영 대표의 남편 박흥준씨는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현재 차기 후계자에 가장 근접한 건 우기원 전무다.우 전무의 존재는 그가 2017년 라도의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처음으로 알려졌다. 1992년생인 우 전무의 당시 나이는 25세로 대학 졸업 직후 경영수업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 전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라도는 SM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으며 사세를 확장했다.
우 전무는 2019년 말부터 SM그룹 경영일선에 등장했다. 그해 그룹 지주사인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이듬해인 2020년 3월에는 SM그룹 전략사업본부장에 올랐다.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초고속 승진을 한 것이다.
우 전무를 중심으로 한 지분 승계 작업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지난해 7월 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해온 삼라마이다스와 라도의 합병을 통해서다. 그 결과, 우 전무는 삼라마이다스 지분 25.99%를 보유하게 됐다. 이로써 우 전무는 삼라마이다스 산하의 동아건설산업·우방·SM상선·SM화진 등 건설·해운·자동차부품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게 됐다.
향후 우 회장은 물론 김씨도 우 전무에 대한 지분 승계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는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주)삼라와 우방산업 지분을 각각 12.31%씩 보유 중이다. 향후 김씨의 지분을 넘겨받을 경우 우 전무는 남선알미늄·에스엠하이플러스·케이엘홀딩스·우방토건 등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M그룹 외에도 사실혼 배우자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진 재벌가는 롯데그룹, SK그룹등이 있다. 롯데그룹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서미경씨가 사실혼 관계였다.SK그룹의 경우는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씨가 각각 사실혼 관계로 공개돼 있다.
다만 롯데그룹과 SK그룹은 이번 시행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이 이미 별세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동일인 지위를 넘겨받은 상황이다. 때문에서씨는 사실혼 배우자 신고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SK그룹의 경우는 김씨가 비영리 공익재단인 T&C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이미 동일인인 최 회장의 관련자로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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