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이 이유…기업가치 높게 인정될수록 승계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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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던 CJ올리브영이 상장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CJ올리브영이 그동안 승계의 핵심사로 지목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CJ가(家) 3세에 대한 대물림 작업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전날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주주 의견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작업을 본격화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박차를 가했다.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으로 평가되며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의 대어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CJ올리브영은 증시 부진으로 목표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 상장 작업을 연기했다. 실제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들이 같은 이유로 공모를 철회한 바 있다.
의사 결정은 내린 건 CJ그룹 지주사인 CJ(주)다. CJ(주)는 CJ올리브영 지분 51.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CJ올리브영은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예비심사 청구도 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로선 상장 작업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상장 연기로 CJ가 3세에 대한 승계작업도 속도 조절을 하게 됐다. CJ올리브영은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계열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11.04%와 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승계작업은 2014년 말 본격화됐다. 당시 이 회장은 자녀에게 CJ시스템즈 지분을 증여했고, 이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을 합병시키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가 설립됐다. 이후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9년 11월 헬스앤뷰티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지금의 CJ올리브영이 탄생했다.
CJ올리브영은 그동안 3세 승계 과정에서 현금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이선호·이경후 남매가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이 회장이 보유 중인 CJ(주) 지분 42.07%를 확보해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을 통해 지분 확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한편 이 회장이 보유한 CJ(주)의 지분가치는 9700억원 규모로 평가된다. 선호·경후 경영리더가 이를 모두 증여받는다고 가정하면 6000억원에 가까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들 남매로서는 CJ올리브영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수록 유리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이런 점을 감안,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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